- 작성일 26-04-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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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화려한 공연과 유명 가수, 먹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남았는지 기억하기 어려운 축제도 적지 않다. 많은 축제가 비슷한 모습으로 소비되는 시대에, 지역만의 전통과 정체성을 품고 꾸준히 성장해 온 축제가 있다. 바로 울산옹기축제다.
5월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울산옹기축제는 울산 유일의 문화관광축제다. 단순히 ‘유일하다’는 상징성만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문화관광축제라는 이름에는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지역경제와 공동체를 함께 살리는 축제로 인정받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울산옹기축제는 우리 지역의 전통을 가장 울산답게 보여주는 축제이며,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옹기 문화를 중심에 둔 특별한 축제다.
옹기는 단순한 생활용기가 아니다. 흙과 불, 바람과 시간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우리 전통문화의 결정체다. 특히 울주 외고산 옹기마을은 전국 최대 규모의 옹기 집산지이자, 지금도 옹기장인들이 직접 흙을 빚고 불을 지피며 전통을 이어가는 살아 있는 공간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의 손길과 시간으로 완성되는 옹기처럼, 울산옹기축제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행사가 아니다.
무엇보다 울산옹기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주민이 만드는 축제라는 점이다. 축제를 위해 외부에서 사람을 불러와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옹기장인, 상인, 문화예술인들이 직접 참여하고 함께 꾸려간다. 주민이 공연을 만들고, 체험을 운영하며, 손님을 맞이한다. 주민이 주인이 되는 주민주도형 축제이기에 축제가 끝난 뒤에도 지역에 남는 것이 있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 마을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공동체의 힘이다.
최근 지역축제의 경쟁력은 얼마나 화려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울산옹기축제는 이미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과거의 옹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문화와 연결하며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옹기 제작 체험, 장인 시연, 전시뿐 아니라 공연과 야간 콘텐츠, 친환경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며 축제는 해마다 조금씩 더 넓고 깊어지고 있다.
옹기는 숨을 쉰다. 그래서 음식도, 시간도, 사람의 정성도 오래 품는다. 울산옹기축제 역시 그렇다. 지역의 전통과 문화, 사람들의 마음을 품고 함께 숨 쉬는 축제. 울산이 자랑할 수 있는 가장 울산다운 축제가 바로 울산옹기축제여야 한다.
울산옹기축제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축제다. 앞으로도 울산 유일의 문화관광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통을 지키되 변화하고, 주민과 함께 성장하며, 친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더하는 발전하는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 지역의 전통과 문화, 사람들의 마음을 품고 함께 숨 쉬는 축제로 자리매김할 때, 울산옹기축제는 가장 울산다운 축제로 더 오래 기억될 것이다.
아울러 축제의 의미는 행사 기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축제가 끝난 뒤에도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공간이다. 옹기장인의 손길이 머무는 작업장과 가마, 마을 곳곳에 스며든 시간의 흔적은 방문객들에게 단순한 관람을 넘어 전통을 직접 느끼는 경험을 선사한다.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흙과 바람, 그리고 사람이 만들어내는 온기를 마주하는 일은 그 자체로 소중한 쉼이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옹기마을을 찾아 옹기와 함께 숨 쉬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여유를 느끼는 경험이야말로 오늘날 더욱 필요한 가치일지 모른다. 울산옹기축제와 옹기마을이 그러한 시간을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할 때, 이 축제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머무는 진정한 지역의 자산이 될 것이다.
이춘근 울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출처 : 경상일보(https://www.ksilbo.co.kr)

